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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규

다른 일도 잘하는 것 없지만, 30개월 이상된 미국 소 수입을 버젓이 도장 찍을 때부터 보여주는 MB와 관료들의 행태 역시 ‘건국 이래 최악’ 수준이다.


미친 소 사태와 관련한 MB와 관료의 행태를 분석해보자.


1. 무책임하다


‘미국소 먹기 싫으면 적게 사면 되는 것 아니냐’는 MB의 발언은 사람들을 극도로 분노케 했다. ‘시장 개방하면 다음에는 민간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발언 역시 귀를 의심케 했다.

‘자신은 미국사람들이 좋아하는 개방 문제를 처리했고, 값도 싸졌으니 한국의 도시근로자도 손해 볼 것 없고, 정 싫으면 안 먹으면 될 것 아니냐’는 논리인데, 이게 정말 대통령으로서 할 소리인지, 제 정신인지, 혹시 광우병 소를 벌써 먹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나는 사고 쳐도 민간이 알아서 하라’는 투도 무책임하고, 먹기 싫지만 먹을 수밖에 없는 집단급식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도 생각한 바 없는 무책임하기 이를데 없는 발언이다.


2. 천박한 경제논리에 기초한다


미국 소 수입과 관련한 국민들의 분노 초기인 4월 21일 MB는 "우리 도시 근로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고기를 먹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발언했다. 그래서 값싼 미국산 소를 수입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는 자본가의 이윤 창출을 위해서는 근로자의 임금을 줄여야 하고, 그래서 식단 안전에 문제가 있더라도 식비를 줄이고 보자는 천박하고도 위험한 자본의 논리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미친소닷넷 / 그림하나


3. 이해력이 없다


이대통령은 5월초 시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쇠고기를 처음 개방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 개방했다가 중지된 것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런데 이런 발언은 무식한 얘기이다. 예전에는 살코기만 개방했다가 뼈조각이 나와서 수입을 중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방은 미국이 원하는 모든 것을 화끈하게 다 풀어줬다. 뼈도 넣고, 30개월 이상 된 소도 수입하고, 검역권도 다 넘겨줬다.

이 두가지는 재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것이다. 애들도 알 수 있는 차이를 대통령만 모른다. 


4. 사태 파악을 못한다


MB는 5월 8일 기자 간담회에서 “쇠고기 협상이 타결 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농가 대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고 했다.

국민들의 식탁 안전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양보를 하면서도 국민들은 값싼 쇠고기 먹으니 대책 걱정 없고, 농민에게 뭘 줄 것인지만 고민하면 될 줄 알았던 모양이다. 이렇게 까지 상황 파악이 안되고, 무능력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5. 아메리카 프랜들리가 국민 보다 중요하다


이번 협상은 총선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4월 11일)하여 한미정상회담(4월 19일) 전까지 전격적으로 추진, 타결(4월 18일)했다. 부시에게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서, MB 말대로 밤잠 안자며 최선을 다했다. 1주일 만에...

그 와중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국민이 내용을 알든 모르든, 반대하든 말든 그것은 전혀 중요치 않다.


4월 18일 이대통령은 미 상공회의소 주최 'CEO(최고경영자) 라운드 테이블'에서 "쇠고기 문제가 합의됐다는 전화 보고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혀,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환호성을 받았다. 미국 인사들에게 환호성과 박수를 받으면서 그는 역시 아메리카 프랜들리 대통령 답게 너무나도 활짝 웃으면서 감격스러워 했다.


그런 그들이기에 이들은 미국소 전면 수입을 반대하면 반미라고 보고, 몰아붙인다.


6. 자꾸 말이 달라진다


4월 21일 이대통령은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쇠고기 협상 타결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없더라도 했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광우병 문제 삼는 사람은 FTA 반대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도 서둘러서 좋을 리 없지만, 본인 스스로 얘기했듯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미국소 수입은 별개의 문제이다.


처음에 한미자유무역협정 때문에 쇠고기 수입을 양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때는 양 문제는 별개라고 하더니, 이제 쇠고기 수입 문제가 전면에 떠오르자 양자를 연결시켜서, 마치 광우병을 걱정하면 FTA를 반대하는 것처럼 사태를 왜곡하고 있다.

7. 전임자 탓을 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MB세력은 엉터리로 협상한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의 탓을 한다. 그 때 자주 등장하는 남이 전임자이다.
이들은 처음에 노정권이 했던 일을 설거지 한 것 처럼 거짓말을 하다가 국민을 더 분노케 했다.


분노 이유는 첫째, 노정권이 언제 30개월 이상된 소를 수입하고 검역권을 넘겨주려고 한 적이 있는가라는 점에서이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다가 더 분노를 키운 셈이다.


둘째, 만에 하나 노정권이 잘못을 했으면 자기가 그것을 고치면 될 일이지 왜 일은 자기가 저지르고 남의 탓을 하느냐는 지적이다. 스스로 무뇌아라고 자백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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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안티MB연대


8. 언론을 탓한다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언론의 엄청난 비호를 받으면서도 뭐가 아쉬운지 아직도 언론환경 탓을 한다.

미국이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으며, 앉은뱅이 소(다우너)가 그대로 도축되고 있고, 광우병 위험물질(SRM) 분리작업이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등의 보도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특별히 반정부적인 태도 때문에 나오는 기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확률이 낮을지 몰라도 한번만 광우병 소가 들어와도 그것이 가져다 줄 충격을 감안하면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불안감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 탓만 하고 있는 것은 국민을 너무 우롱하는 발언이다.


더욱 고약한 것은 이런 식의 태도가 향후 방송에 대한 재갈 물리기, 방송 민영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9. 좌파 탓한다


이번 사태의 배후가 좌파라고 본다. 이명박 정부의 전설인 전두환 정권 시절에 주로 써먹던 방법이다. 학생을 물고문으로 죽여놓고도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강변하면서 국민적 분노와 저항을 좌익 배후 운운하다가 결국 6월항쟁을 맞고 감옥으로 끌려간 전두환 때도 늘상 그랬다.

쇠고기 수입이라는 이슈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니 좌우 대립으로 구도를 바꿔보려는 얄팍한 수법이지만, 이런 것이 아직도 통할리 없다. 식단의 안전을 미친소에게 넘겨줘서 불안하고 분노하는 문제와 좌우의 문제가 무슨 상관인가? 좌우대립으로 몰아가보려는 이런 대응은 치졸하기 이를 데 없는, 용서 할 수 없는 발상들이다.


10. 학생을 철부지로 매도한다


집단 급식을 하게 되는 학생과 군인이 가장 불쌍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이 거리로 나오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값이 싸면 쌀수록 쇠고기류가 많이 급식될 것이고, 그 가격이 쌀수록 품질은 떨어지고 위험성은 당연히 커질 것이다.

이런 급식을 매일 점심, 저녁으로 몇 년간 먹어대면, 그 중 단 한번이라도 광우병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10여년 후 이들이 갑자기 이상증세를 보이면 그 때 지금 쇠고기 협상을 주도한 사람들은 무슨 책임을 질 것인가?

이런 점에서 이들의 불안과 분노는 너무나 당연하다. 게다가 이들은 투표권도 없어서 이명박 대통령을 찍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억울하다.


나는 가끔 거리 집회에 나가본다. 그럴 때 만나게 되는 교복 입은 학생들에게 나는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 나야 외식할 때 조심해서 골라먹으면 되지만, 너희들은 미국소를 먹지 않으려면 굶는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불안 앞에 노출되었구나, 너희들이 그런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을 기성세대로서 막아주지 못했구나, 이런 자책이 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 아닌가? 자식에 대한 부모의 도리 아닌가?

그런데 보수세력들은 학생들을 남의 사주에 아무 생각 없이 나대는 철부지라고 한다. 학생을 철부지라고 보는 보수세력의 고린내 나는 권위주의도 짜증 나지만, 그런 말을 하는 그들은 그럼 누구의 사주를 받았다는 말인가?  


국민이 앞장서야 한다

미국과의 쇠고기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2.2%이고,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75.1%에 이른다.

민의는 드러났다. 민심은 천심이다. 위정자는 당연히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버티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이보다 더한 위협과 공포, 거짓도 이겨냈다. 국민이 앞장서서 위정자의 거짓과 위선을 극복하고, 쇠고기 재협상을 이끌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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