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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지랄을 하고 계세요?! 네?!


지난 5월 1일자 어느 신문의 경제기사 제목 중의 하나이다.
"이명박 대통령, 깐 마늘값 급등에 발끈" (파이낸셜 뉴스 5월 1일)

먼저 이렇게 멋진 기사제목을 지은 기자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시한다. 대통령이 깐마늘값 급등에 발끈하다니, 이 뉴스는 전세계 토픽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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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은 이명박 대통령의 진지하지만 그래서 코믹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어느 신문기사에서 깐 마늘값이 40%나 올랐다는 내용이 나오자, 이를 두고 발끈하여 물가관리 관계자들을 질타했다고 한다. 깐 마늘이 이렇게 오르기 전에 미리 수입을 하던지 해서 대비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이 기사제목을 보는 순간, 바로 웃음이 터져 버렸다.

52개 MB 물가관리 품목을 지정할 때부터 경제의 'ㄱ'자라도 들어본 사람들은 모두들 웃기부터 했다. 호탕한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웃었고, 소심한 사람들은 방안에서 웃었다는 차이 정도는 있을 것이다.

이번 "깐마늘 값 발끈 후 질타" 기사는 호탕하건 소심하건 간에 그 자리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었을 것이다. 광우병 파문으로 심신이 힘들던 차에 대통령의 호쾌한 유머 작렬이다.

이 발언으로 불쌍한 사람들은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발끈한 대통령의 질타를 들어야 했던 청와대 수석들과 관료들 뿐이다. 아니, 관료들도 자기 사무실에 들어가면 참았던 웃음을 일단 터뜨리고 볼 것이다. 자존심으로 먹고사는 재경부의 고급관료들이 앞으로 이 머리나쁜 대통령을 얼마나 한심하게 여길지 벌써부터 상상이 된다.

깐마늘값 급등 이후엔 안깐 마늘은 어떻고, 밀가루나 휘발유, 고추장, 된장은 어떻게 관리할까? 깐마늘은 수입해서 낮춘다고 하면, 나머지는 도대체 시장과 어떻게 싸우겠다는 말인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덤벼라, 물가야! MB가 막아주마!" 풍차를 향하 달려드는 스페인 소설속 기사의 모습도 함께 연상이 된다.

대통령이 왜 깐마늘값 40% 급등이라는 주제를 그 중요한 전체회의에 들고 오는지도 모르겠고, "청와대가 마늘값도 챙긴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발상을 하게 된 원인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나라에서 경제학을 배웠고, 어느 별에서 정치를 배웠나? 전세계 어느 국민이 "우리나라 대통령은 최고경제회의에서 깐마늘값 급등으로 발끈후 질타"한 걸로 신뢰를 갖는단 말인가?

대통령은 하루에 4시간만 자다 보니, 명민했던 머리가 멍해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방법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란다. '깐마늘값 발끈 후 질타'로 청와대를 신뢰하는 국민이 도대체 누가 있단 말인가? 일단 나는 폭소부터 터뜨렸다.

깐마늘값이 폭등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밝혀졌다.

첫째, 청와대의 조사결과 할인점에서 깐마늘을 할인판매하다가 정상판매하여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마늘 유통전문가에 의하면, 5월이면 햇마늘이 출하되고, 4월에는 장기보관 마늘에 싹이 터 나오는 등의 문제로 가격이 폭등하는 것이다. 이제 5월로 접어들어 햇마늘이 출하되면 다시 정상가격으로 회복하게 된다. 이때를 못참고 수입을 늘리면, 햇마늘 가격이 폭락하고 농민들은 다시 마늘밭을 갈아엎고 마늘 농사를 기피하게 되고 내년이면 또다시 마늘값 폭등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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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대표와의 조찬회동 중인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렇게 깐마늘값 폭등사태에 대해서는 시장이 알아서 하고 있다. 제발 시장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여서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응석은 버려주기 바란다. 사랑은 커녕 폭소가 터져 나오는 판이니 말이다.

깐마늘 값이 40% 폭등하면, 안깐 마늘 사서 까서 먹으면 된다.

그러나 싸고도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 쇠고기가 수입되서 들어오면 안 먹을 도리가 없다. 급식과 식당에서 섞어 넣으면 어쩌란 말인가? 대통령이 발끈하여 질타할 일은 바로 이런 일이다.

광우병 쇠고기에 대해서는 "안 사 먹으면 된다"라고 말하고, 깐마늘값 폭등에 대해서는 "발끈 후 질타"했다.

할말이 없다. 그저 헛웃음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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