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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이젠 제대로 알고 먹자.
WIN-D...
2007. 10. 23. 23:37
밑에 감귤 후숙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그냥 제가 아는 범위한에서
감귤에 대한 몇가지를 써 봅니다...
직접 큰 농사를 짓는 분들은 다른 의견이 있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
(저희 집도 귤 농사를 평생해오고 있습니다)이니 넘 타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주에서 감귤 주문해서 먹으면 무척 빨리 썩는 이유는 대부분 이렇습니다.
1. 귤은 하나가 어떤 경우에 의해서건 충격을 받으면 썩기 시작합니다(타박상 정도로만해도요)
보통 귤 딸때는 땅에만 떨어져도 그냥 버립니다.
박스에 포장되어서 올라오더라도, 구석진데 있는 녀석들은 압박을 받거나 약간의 상처를 입습니다.
귤이 올라오면 일일이 다시 풀어헤쳐서 타박상 입은 녀석들을 대충 골라내서 다른데 옮겼다가
박스로 다시 옮겨담던가 해야합니다.
하나가 썩기 시작하면 옆에 있는 것들이 연쇄적으로 썩습니다.
2. 습기가 많으면 당연히 빨리 썩습니다. 저는 제주서 귤 올라오면 충격입을 만한 부위의
있는 녀석들은 따로 바구니에 빼 놓고, 수건같은 것으로 귤들을 대충 닦아서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3. 보관온도가 중요한데, 위와같이 처리해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3주정도까지 괜찮습니다.
겨울이라면 베란다에 놓으면 될텐데, 서울같은 경우는 넘 추워서 문제가 될지도 모르지만,
제가 매년 보내주고 있는 친구얘기론 괜찮답니다.
4. 저는 해보지 않은 방법이지만, 약간의 소금물에 헹궈서 보관하면 썩지않고 오래간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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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숙에 대해서
0. 후숙은 무조건 잘못된 관행입니다.
하지만, 약간의 설명을 한다면
1. 80년대까지는 후숙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하는데도 있었지만,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2. 후숙을 하는 이유는 유통상의 문제도 있고, 결국은 먹는 분들이 좋아하지를 않기 때문이지요(초록색)
3. 유통업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비싸게 받을수 있기 때문이지요)
4. 극조생(조생보다 빠르게 생산되는 대략 10월 초,중순서부터)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빨리출하가
되기 때문입니다. 조생종보다 빨리 익기는 하나 1개월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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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감귤 유통의 문제
1. 감귤에는 등급제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 때문에 선과장에서 물에 씻고,
열풍기처리하고, 왁스를 칠하고, 크기별로 구분을 하면서 귤에 충격을 주게 됩니다
(보통 딸때는 보관때 썪어버린다고, 실수로 땅에 떨어진것도 버려버립니다).
2. 사과나 배에도 있는 것을 없애야 한다는 이유는 귤은 갯수가 많고, 크기가 천차만별입니다.
즉, 엄청나게 나무에 열리는데, 싸다는 얘기지요.....
3. 등급제를 하다보니, 결국은 크기별로 구분을 하는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게 귤의 보관이나
유통에는 안 맞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귤은 해마다 농장별로 등급을 메기고 거기에 따라
출하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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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가지 더....^^
1.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일반 귤은 조생종을 나무에서 제대로 익힌 11월 20일 ~ 12월 10일
(눈 맞기전...저희동네는 고지가 높아 눈 오는 한계선입니다) 사이에 딴것이 가장 맛 좋습니다.
저희집도 극조생종으로 거의 대부분 바꿨습니다만, 조생종 나무 열 몇 그루는 남겨서 선물용
집 식구들 먹는용도로 사용합니다. 매년 거의 40~70박스 정도 나오는데, 매년 같은데서
요청이 들어오더군요....^^
2. 유기질 거름으로 키운 귤이 확실히 맛 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고지도 높고, 북쪽이라
굉장히 신맛이 강한 귤이 나는데, 소를 키우면서 매년 소거름을 했더니, 신맛도 있지만 당도가
엄청 높게 나오더군요. 나름 이런 귤이 훨 맛있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3. 유통구조를 개혁해야하는데, 공무원들은 전혀 신경도 안쓰고(자기네랑은 큰 상관이 없으니깐)
나라의 과일/야채 유통구조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좀 이해가 안가더군요.
4. 문제는 농사짓는 분들에게도 있습니다. 매년 해오던 방식(항상 파동이 나서 귤 갈아엎네....
하면서도)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해가 가는 부분은 혼자만 한다고 이게 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지 못하는 것일지도.....
5. 항상 이런 얘기가 나오면 뉴질랜드의 제스프리가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렇게 만드는게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브랜드 화)......
이상입니다...